제1독서 : 필리 2,1-4. 복음 : 루카 14,12-14.
시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 안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밤입니다. 50대 이상의 연배에겐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란 노래가 익숙하지만 요즘은 10월 한 달 동안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란 노래가 더 자주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할로윈 파티”가 하나의 축제처럼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9일(토) 밤 10시 15분경 촉발된 “이태원 참사” 보도를 접하면서 여러분도 많이 안타까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번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시선과 희생자들에 대한 시선을 구분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어주고 유가족들이 겪고 있을 슬픔과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정찬승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30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참사는 누군가의 잘못이 아닙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비난과 혐오 표현을 제발 멈춰주세요. 지금은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겪을 몸과 고통을 헤아려야 할 시기입니다.” “대중의 비난은 가뜩이나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을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것과 같다”며 “갑작스러운 사고와 죽음이 고인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154명(남성 54명, 여성 98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사망자는 이란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러시아 각각 4명, 미국·일본 각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각 1명으로 총 26명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30명, 10대 11명, 40대 8명, 50대 1명 순입니다. 경찰은 사망자 154명 중 153명의 신원을 파악해 유족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 사건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로 국가에 대한 신뢰가 또 깨졌습니다.
또한 저희 조합원이신 태안 성당 헬레나 수녀님이 오늘 새벽 미사를 드리다가 쓰러지셔서 선종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미사 중에 우리의 마음을 모아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과 수녀님의 영혼을 위해 주님께 자비와 은총을 청합시다.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도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라면서 우리를 격려합니다. 오늘 복음도 마태오 복음 25장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처럼 잔치를 베풀 때 우리에게 보답할 수 없는 이들, 곧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면 하느님께서 친히 보답해줄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이처럼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이제 시선을 지구와의 관계로까지 확장시켜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