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김대건 베드로 신부
올해의 절반이 지났다. 개인과 가정, 지역 사회와 직장을 비롯하여 자신이 속한 다양한 조직 안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돌아보자. 그리고 남은 하반기를 지낼 삶의 지침과 목표를 재설정하자. 지방 선거로 임명된 시장과 의원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시민의 존엄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데 가톨릭교회는 인간이 존엄한 이유가 하느님을 닮게 창조되었다는 데에 있다고 가르친다. 이를 일컬어 “하느님의 모상성”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모든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특징으로 “양심”과 “자유 의지”를 말한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양심과 자유 의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 경제, 문화, 예술과 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사람들의 양심이 무뎌지면서 점점 더 인간다움을 잃어가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도 약해짐을 느끼기 때문이다. 생명 존중을 기반으로 하면서 선과 악을 구분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에게 주어질 손익에 따라 판단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톨릭 사회 교리의 기본 원리인 공동선과 연대성과 보조성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는 인공지능(AI)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간중심주의”와 “기술 지배 패러다임”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5월 15일, 레오 14세 교황은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존엄성 수호에 관한 사회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반포했다. 이는 레오 13세 교황이 1891년 5월 15일, 노동자들의 상황에 관하여 사도좌와 더불어 평화와 일치를 누리는 존경하는 형제들에게 보내는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 반포 1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가톨릭교회는 예수의 시선으로 세상을 더 깊이 관찰하고, 복음의 빛으로 이를 판단하며,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실천)을 제시하려고 노력해 왔다. 또한 인류 역사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이 문제들은 인류가 자기 성찰을 통해 회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레오 14세 교황은 회칙 “고귀한 인류”를 바벨 탑 이야기(창세 11,1-9 참조)와 예루살렘 성전 재건 이야기(느헤 2-6장 참조)로 풀어간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거부하는 인간의 욕망이 되풀이되는 과정을 극복할 방법을 일깨워준다. 결국 창세기 3장에 언급된 것처럼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원죄는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처럼 인공지능(AI)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맹목적인 추종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이 돈의 노예가 되면 사람을 더 이상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하지 못하면 AI의 노예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떤 경우라도 인간다움을 잃지 말자!
[원문] https://www.ss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571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