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기술의 전문화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지식의 세분화는 구체적인 적용에는 도움이 되지만, 흔히 전체에 대한 감각, 사물들의 관계에 대한 감각, 넓은 지평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게 만들어, 그 감각이 결국 소용없게 되어 버립니다. 바로 이 때문에 오늘날 세계의 가장 복잡한 문제들, 특히 환경과 가난한 이들에 관한 문제의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일한 관점이나 이해관계로만 다루어질 수 없습니다. 중대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과학은 철학과 사회 윤리를 포함한 다른 학문 분야의 지식을 반드시 참고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를 실천하는 것은 무척 힘이 듭니다. 참고할 만한 참다운 윤리적 지평도 깨달을 수조차 없습니다. 삶은 점차 기술의 영향을 받는 상황에 종속됩니다. 기술 자체가 존재의 의미를 해석하는 핵심으로 여겨집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구체적 상황에는 환경 훼손, 불안, 삶의 의미와 공동생활의 의미 상실과 같은 잘못을 보여 주는 많은 증상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실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설명: 전체와 부분, 현상과 본질, 일(一)과 다(多), 단일성과 다양성 등은 생활 속에서 자주 충돌하는 문제입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표현을 우리는 어쩌면 과학과 종교(신앙)의 충돌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과학과 종교가 가장 극명하게 대립하는 논쟁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충돌일 것입니다. 한편 가톨릭교회는 2000년 대희년을 맞아 그동안의 과오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의 결과들을 최대한 수용하고 있습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도 여러 연구 업적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 회칙에서 생태적 회개와 생태적 감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습니다. 인류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이제는 통합적 생태론을 펼치는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기술의 전문화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