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우리는 수도 생활의 위대한 전통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본디 수도 생활은 도시의 타락을 피하고자 세속을 벗어나는 것을 선호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도승들은 사막을 찾아간 것입니다. 그들은 사막이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는 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나중에 누르시아의 베네딕토 성인은 그의 수도승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기도와 영적 독서와 더불어 육체노동도 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ora et labora). 영적 의미를 담은 육체노동의 도입은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묵상과 노동의 상호 작용으로 인간의 성숙과 성화를 추구하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방식으로 노동을 실천하면 환경을 더욱 잘 돌보고 존중하게 되어, 세상을 건전한 냉철함으로 대할 수 있게 됩니다.
설명: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순교는 신앙을 증거하는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뒤를 이은 첫 번째 순교자인 스테파노 부제처럼 종교의 자유가 없던 시절에, 초대 교회 공동체는 목숨을 바쳐 하느님 나라를 선포했습니다. 보편교회의 순교 역사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구현됩니다. 조선교회는 백 년이 넘는 박해의 상황 속에서 최소 만 명이 넘는 순교자를 배출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세상을 등진 은수자들이 생겨나더니 점점 수도자들이 모여들면서 공동 생활을 위한 규칙이 필요해졌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베네딕도 규칙서는 이제 서방 수도승들의 기본 지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베네딕도 성인은 노동을 기도로 승화시켰습니다. 또한 루카 복음에 나타난 마르타와 마리아의 모습처럼 묵상과 노동의 상호 작용은 우리를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안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