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구약 성경의 수많은 구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약 성경은 하느님을 가난한 이들의 벗이자 해방자, 곧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을 자유롭게 해 주시려고 개입하시는 분으로 제시합니다(시편 34〔33〕,7참조). 가난한 이들의 피난처이신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 특히 아모스와 이사야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 가장 약한 이에게 저질러지는 불의를 고발하시고, 이스라엘에게 안에서부터 예배를 쇄신하라고 권고하십니다. 가장 약하고 가난한 이들을 억압하면서 기도와 희생 제사를 드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처음부터 하느님의 사랑이, 하느님께서 힘없는 이와 가난한 이를 보호하시는 모습으로 생생히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각별히 사랑하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속에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 역사 전체는 가난한 이들의 존재를 특징으로 합니다.” - 「복음의 기쁨」, 197항 -
†⇒ 구약 성경에 나타난 하느님의 속성을 표현하는 단어는 사랑과 자비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기원을 설명하는 창세기 1-11장의 원 역사뿐만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요셉으로 이어지는 성조 이야기는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잘 보여 줍니다. 그리고 탈출기로 이어지는 출애굽 사건과 시나이 광야에서 하느님이 당신 백성으로 삼은 이스라엘 민족과 맺은 계약은 그 정점을 이룹니다.
한편,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열두 부족이 공존하던 판관 시대를 지나 사울과 다윗 임금을 필두로 왕정 시대가 도래합니다. 솔로몬 임금 이후에 왕국이 남북으로 갈라지고 북 이스라엘의 멸망과 바빌론 유배를 통해 왕정 시대가 끝났지만, 제국들의 식민 통치 아래에서 유다교가 태동하면서 예수님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구약 성경이 말하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는 가난한 이들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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