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앞서 말한 레위기 구절은 이웃 사랑을 가르치지만, 다른 성경 구절들에서는 원수에 대한 존중, 아니 사랑까지도 요구합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너희 원수의 소나 나귀와 마주칠 경우, 너희는 그것을 임자에게 데려다주어야 한다. 너희를 미워하는 자의 나귀가 짐에 눌려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을 경우, 내버려두지 말고 그와 함께 나귀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탈출 23,4-5). 여기에는 다른 이에 대한 존중이라는 내재적 가치가 명확히 언급되어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심지어 원수라도 언제나 우리의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 2020년 초부터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을 겪은 인류는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재앙을 마주했습니다. 이때 자신의 안전을 위해 거리두기를 하며 생명을 보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무참하게 짓밟혔습니다. 인간의 품위를 지닌 존엄한 장례도 치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회칙 「모든 형제들」을 반포했습니다.
2020년 10월 3일 반포된 회칙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모든 형제자매에게 복음의 풍미를 지닌 삶의 형태를 제안한 “모든 형제들”이란 말을 회칙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또한 물리적 근접성을 뛰어넘어 출생지나 거주지의 구애 없이 모든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열린 형제애의 본질을 잘 설명해 줍니다(1항 참조). 이것이야말로 원수까지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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