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참된 부
37. 바오로 성인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신자들 가운데 “속된 기준으로 보아 지혜로운 이가 많지 않았고 유력한 이도 많지 않았으며 가문이 좋은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1코린 1,26)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하였음에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볼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교가 태동하던 무렵, 사도들은 공동체에서 뽑힌 일곱 사람에게 안수하였습니다. 사도들은 어느 정도 그들을 자신들의 직무 안에 받아들여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일, 곧 그리스 말로 디아코니아(diakonia)를 위하여 그들을 임명하였습니다(사도 6,1-5 참조).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피를 흘리기까지 증언한 첫 제자가 바로 이 일곱 명 가운데 스테파노였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스테파노 안에서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삶의 증거와 순교의 증거가 결합합니다.
†⇒ 12월 26일은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입니다. 성인은 사도행전 6-7장에 등장하는 것처럼 초대 교회의 일곱 부제 중 한 명인데요. 성인의 죽음은 예수님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스테파노가 순교할 때 바친 기도가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그리고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였으니까요. 결국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삶과 순교는 예수님에게서 성인에게로 옮아갔습니다.
이는 2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교회의 역사 안에서 수많은 신앙 선조의 삶을 통해 계승되고 있으며, 신앙의 후손들이 닮아야 할 모범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역사는 이렇게 전혀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펼쳐집니다. 자기 방식대로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이 주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을 체험한 이후에 사도로 변모했습니다. 또한 이것이 박해의 여파 속에서 멈추지 않고 온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간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