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시간이 흐르면서 베네딕토회 수도원들은 배척의 문화에 맞서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수도승들과 수녀승들은 땅을 일구고 음식을 만들며 의약품을 마련하여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소박한 마음으로 전해 주었습니다. 침묵 안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의 노동은 새로운 문명, 곧 가난한 이들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환대받아야 하는 형제자매들로 여기는 문명을 빚어내는 누룩이 되었습니다. 나누고 함께 일하며 취약한 이들을 도우라는 규칙은 축적의 논리와 반대되는 연대의 경제를 이루었습니다. 자발적 가난이 비참이 아니라 자유와 친교의 길임을 수도승들은 증언하였습니다. 그들은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의 이웃이 되고 한 분이신 주님 안에 한 형제자매가 되었습니다. 수도원 독방에서도 회랑에서도 가장 작은 이들 안에 계신 하느님 현존의 신비가 빚어졌습니다.
†⇒ ORA ET LABORA, 곧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라틴어 문장은 베네딕토회 수도자들의 핵심 수도 규칙입니다. 그들의 일상은 기도와 노동의 균형이 조화롭게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초대한 두 자매인 마르타와 마리아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관상과 활동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서로 다른 방법이기에 서로 배척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에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또한 침묵 안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은 새로운 문명을 빚어내는 누룩이 됩니다. 이제는 부의 축적이 아닌 나눔과 연대의 경제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1990년대에 시작된 모두를 위한 경제(EoC)도 그렇게 태동 했습니다. 자발적 가난은 더 이상 비참한 상태가 아니며, 자유와 친교의 표상이 됩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는 가난한 이들과 이웃을 넘어 한 형제자매가 되려는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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